_1030
오늘은
 수업이 없지만 내일 있을 조 발표 때문에 학교에 갔다. 조모임은 한시지만 자료정리를 좀 해 둬야 해서 일치감치 토의실에 자리 잡고 넷북 꺼내 자료 정리. 물론 어리버리한 정신 깨우기 위해 텀블러에 커피 한 잔. 내 잔 가져가서 백원 빠지는 건 즐겁다. (+5)




_1230
밥먹고와서 하면 안 되는 짓을 해버렸다! 한동안 아예 쳐다보지도 않던 모 서양고전음악 동호회의 중고 장터에 별 생각 없이 들어갔는데 두둥... 누군가가, 내가 옆에 두고 듣고 싶었지만 CD가 절판되어 구할 수 없던 CD를 누군가가 장터에 내 놨다. 가슴이 쿵쾅쿵쾅. 노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닐텐데. 보통 이 장터 게시물의 조회수는 300 내외. 내가 봤을 때 조회수는 27. 그런데 이거 시키면 종이상자가 날아올 텐데... 근데 아마도 개인간 거래면 헌 박스 이용하지 않을까. 그래도 쓰레기 나오는데, 이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얻을 지 모르는데... 지금 점수도 바닥인데... 흔들리고 흔들리다 결국 불량시민 인증을 해 버렸다. 택배 박스 받아 감점 받을 거 각오하고 쪽지 던져 중고 CD예약... 감점은 속 쓰리지만 정말 어쩔 수 없었다고요. 이건 정말... 에잇, 아예 보지나 말 것을. 돌 던지면 맞을께요. 여러분 ㅜㅜ (택배박스로 미리 -5)

그러고보니까 생각나서. 교보문고 바로드림이 안 되는 CD, 지금껏 꾹꾹 눌러 참고 있다. 리브로의 책 50%, CD 40%의 공세를 내가 어떻게 참고 있는지 모르겠다. 불필요한 소비와 소유욕에 사로잡혀있긴 하지만 그래도 어쩌랴. 고종석 선생의 말마따나, 삶을 아름답게 하는 것들은 본질적으로 악세사리들인데. 그 유혹은 무섭다. 



_1300
평택에서 학교를 오가는 O형은 경향신문 애독자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O형, 나와 사람들을 보자마자 오늘자 경향신문 14면을 흔들면서 씨익 웃는다. 바로 이 글의 아랫글. "졸면서 보다가 깜짝 놀랐다야. 왠일이냐, 니가?" 그때부터 사람들의 비명과 타박이 이어진다. 그중의 압권은 동갑내기 유부녀, 리여사의 독설. 

"야! 너 솔직히 말해! 사진찍은분께 포토샵 돌려달라그랬지? 니가 지금 턱선이 어딨어? 이 사진이 너라는게 말이 돼? 깔깔깔"

옆구리 찌르며 웃는 O형이 다시 리여사에게:

"그러지말고 리여사, 이 사진 스캔 떠서 친구들한테 좀 돌려. 따라쟁이 장가 좀 보내야지."
"미쳤어요? 안되요. 이사진 돌려서 내 친구 잔뜩 기대하고 나왔다가 실물 보면 나 욕먹어~ 호호호~"

동기 중 동갑내기 하나 있는 게 정말 ㅜㅜ, 근데 이싸람들이... 야마는 내 턱선이 아니고 이 캠페인이라구욧! 적잖은 사람들이 종이컵에 맥심 다방커피를 담아 마시는걸 힐끔거리며 보다가, "그러니 머그잔을..." 살짝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아직은 그냥 웃기만 한다. 뭐. 내가 꾸준히 하면 이중 한둘은 변할지도 모르지. 그러고 나는 다시 뒷통수 북북북



_1430
팀미팅을 마치고 정리하는 찰나, 내가 보기에 US 그래픽 노블(쉽게말해 미국만화책)과 양키 드라마에 만만치 않은 오덕력을 소유하고 계신, 그리고 장난기 넘치는 두 아이의 엄마 N누님 등장. 참고로 이 분의 취미 중 하나는 따라쟁이 괴롭히기-_-;;; 전에는 자신을 '이쁜누나'로 호칭할걸 강요하기도 했다. 좌우간 학기 초부터, 내가 이 분에게 가장 많이 듣는 소리는 세 가지. "야!", "시끄러워!" "조용히해!" 

이 분, 경향신문 기사를 보더니 살벌한 미소를 씨익- 짓더니 따라쟁이에게 따끈한 맥심 다방커피를 내민다. 

"따라쟁이야 마셔, 내 성의야~ 그리고 내가 인증샷 찍어 경향신문에 꼰지르면 되지? 호호호~~"

에잇 이런 데 내가 넘어갈까? 단호한 표정으로 텀블러를 내민다. 여기 따라주시면 먹지욧!! 
이 뜻을 담은 설정샷이 바로 이녀석. "야! 너 이거 설정샷이라고 경향신문에 일를거야!!"



저 악랄한(?) 종이컵에 담긴 다방커피를 바라보며, 나는 요한복음 첫 구절을 떠올렸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요한 1:5). "

"따라쟁이의 텀블러가 일회용 종이컵의 더미속에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일회용컵이 텀블러를 이겨 본 적이 없다"



_2100
내일 발표할 ppt작업중. 작업진도 보니 오늘도 해 뜨기 전에 눈 붙이긴 글렀다. 한숨 푹- 쉬며 융 드립 한 주전자..(+5)



오늘의 점수: 어제까지의 점수(2) + 텀블러 사용(+5) + 중고CD주문(-5) + 융드립 커피(+5) = 7
여적 한 자리... 이게 뭐냐 이게... ㅜㅜ

p. s. 오전에 유기자님 통해 말씀드린거지만, 따라쟁이 이쁘게 담아주신 경향신문 사진기자 두 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_^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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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0830
주말, 적잖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수업준비를 졸업여행 다녀오며 못한데다 중간과제 제출 데드라인이 끼어 있어 그대로 밤을 새어 에세이 한 편을 쓰고 몇 편의 논문을 읽고 메모했다. 어질어질한 정신줄 틀어쥐고 학교로. 텀블러에 아메리카노 샷 추가 하나 받는다. 이걸로 오전 버티자. (+5)



_1130
"우리 잠시 쉬었다 하죠."

교수님께서 눈짓으로 수업 조교를 부르신다. 무슨 일일까 싶었는데 잠시 후, 조교가 A4박스 뚜껑을 쟁반 대용으로 써서 커피 열세잔을 들고 온다. 교수님 방의 커피메이커에서 뽑은 따끈한 커피! 아침에 뽑아왔던 아메리카노를 거의 다 먹었던지라 반갑긴 한데...

 

그 열 세 개가 종이컵이었다는... ㅜㅜ

누군가를 주려고 해도 다들 종이컵 하나씩 받아져 있고... 커피는 내가 싫어하는 헤이즐넛이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버리고 갈 수도 없고... 에잇 모르겠다. 혀 끝에 가져다 댄다. 타인의 호의가 반갑지 않은 요즘이다. (-5)



_1245
오전수업을 무사히 넘겼다. 다음 수업까지 남은 시간은 세 시간. 그 시간에 다루는 논문은 아홉 편. 두어 번쯤 읽었지만 수업때 제대로 써먹으려면 노트를 제대로 만들어 가야 한다. 대강의 흐름은 알고 있어도 이 논문의 야마가 뭐냐? 하면 한문장으로 대답할 준비는 안 되어 있다. 밥먹으러 갈 시간이 어딨나. 잠시 고민하는데 배는 꼬르륵. 점수와 수업준비 사이에서 방황하다 무릎 한 번 더 꿇기로 했다. 매점에 가서 비닐팩에 싸여진 바나나 세 쪽을 사 와서 수업준비를 하면서 꼭꼭 씹어넘긴다. 이렇게 다시 일회용 비닐과 플라스틱 팩 사용. 분초를 다투던 수업준비였던지라 어쩔수가 없었다지만 정말 이러면 안되는데. 쿨럭;;;; (-5)



_1815
오늘의 수업 끝. 빠지지 않게 수업 참여하며 끝을 봤다. 긴장이 쭉 풀리며 피곤이 몰려드는데 옆에서 건너오는 K형의 목소리. 따라쟁이야, 오늘같은날 한 잔 해야지? 




_2300
2차 마치고 온 다음에도 아직 정신이 멀쩡하다. 따라쟁이의 몸에 벤 술습관 중 하나가, 취기가 돌면 소리에 예민해진다는거. 왠지 한 잔 더 하고싶어 유리병에 담긴 맥주 두 병을 사 와 CD 한 장 걸어두고 조용히 들으며 잔 기울이고 있다. 두세 잔의 커피로 버틴 하루, 내 의사는 아니었으나 일회용품 또 얻어쓰게 된 하루. 그래서 (-)를 치고 만 하루가 흐른다... ㅜㅜ



오늘의 점수: 어제점수(2) + 텀블러 사용(+5) + 종이컵 사용(-5) 
+ 바나나 싸고있던 비닐팩(-5)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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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 기자 2010.10.20 16: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마이너스...눈물이 앞을 가립니다..ㅠㅠ 아직 10일 남았어요!!!!!! 파이팅..

    • 착한시민 2010.10.20 22: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따라쟁이] ㅜㅜ 저야말로 점수 연연하지 않으면서 착한시민의 의미라도 곰곰히 생각해 보려구요. 어쨌든 화이팅. =)

      p. s. 쓸가말까하다가 오늘에야 제 본진에 여기 소개글 올렸어요^_^o-

  2. 딸기 2010.10.21 10: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흐어억... 마이너스... 우려했던 결과가...

_1810
단조로운 학생의 생활이 계속되고있다. 운동을 마치고 강의록 정리를 하다가 약간 유별난 수업을 같이 듣는 N과 밥을 먹으러 갔다. 2학기 시간표를 한참 고민하던 지난 여름, N은 내게 수업을 아주 잘 하시는 교수님의 다른 과 수업을 같이 듣자고 권유했고, 그 제안에 솔깃, 나는 넘어가버렸다. 그런데 방학 중, N은 꽤 큰 다리수술을 받아 초기 3주를 내리 빠졌고 요즘도 잘 못 걸어다녀 학교 건물 앞에서 집앞까지 택시를 타고 다닌다. 노트 정리와 유인물을 그나마 착실히(?)전달해 주어 고맙다며 그녀가 밥을 산다. 감사 또 감사. 밥먹고 커피나 사야지. 

학교 안의 쌀국수집은 다행히 1회용품을 쓰는 게 없었다. 안심하고 메뉴 고민. 여느때처럼 쌀국수 큰 넘을 시키려다가 유기자님이 반찬 안 남기고 먹기를 시전하심이 기억나 작은 그릇 시키고 다 먹기로 한다. 내 앞에 앉은 N은 볶음국수를 시켰던지라 2인분 접시에 나온 숙주와 양파를 몽땅 내 국수그릇에 때려넣었다. 국물이 살짝 넘치나 했지만 금세 숨이 죽고, 면발 분량만큼의 양파와 숙주를 꾸역꾸역 먹었다. 졸업논문과 같이 듣는 수업의 텀페이퍼를 고민하면서. 

무튼 국수 잘 먹고 나와서, 내게 밥 사주는 사람에게 언제나 하는 의식을 시전한다. 두 손 앞으로 가지런히 모으고 꾸벅. 고개를 숙이며 "잘먹었습니다." 그런데그런데 어이... 이봐요 N,그 손에 든 건 뭐유? 

"아이스크림 드세요. 저게 좀 매워서요."

ㅜㅜ(-5)

그러고나서 바로 옆의 카페로. 나는 아메리카노 한 잔을 텀블러에(+5), 그녀는 아이스라떼. 수업 들어가는길에 일회용품 안쓰고 살기를 한다고 전하니 그녀는 밉지않게 풋. 웃으며 물어본다. 그럼 종이컵도 안 써요? 나는 텀블러를 흔들며 씩- 웃는다. 에이, 거짓말, 그걸 어떻게 안쓰고 살아? 다 살아진다우. 



_2145
"음. 여기는 이어서 이야기하는 게 좋으니까 다음시간에 하죠. 오늘은 좀 일찍 마칩시다. 질문?"
열 시 다 되어 마치는 수업 막판에 손 드는 눈치 모자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늘의 마지막 약속, 집근처인 고대 앞에서 후배녀석을 만나기로 했다. 녀석에게는 고대에서 행사한 인문사회과학서적 할인판매에서 책 몇 권을 사 두라 부탁했었다. 오늘 만나 맥주 한 잔 하고 책 받아기로 하고. 녀석에게 어디서볼까 묻는데, 

"캔맥주랑 학교안에서 마시는거 어떻슴까?"

이 녀석이-_- 내가 요즘 뭐하고 사는지 아는 녀석이. 약간의 타박이 더해지고, 치킨에 맥주를 마시며 책을 받고, 녀석이 제작에 참여했던 책을 한 권 받았다. 기분좋게 생맥 두 잔 마시고, 걸어서 30분 쯤 걸리는 월곡동 방구석으로 터덜터덜 컴백. 그때 시간은 열두시를 살짝 넘겨 있었다. 아차, 매일 올리는 일기, 오늘 날짜는 하루 비겠구나. 성실하게 써야 하는데. 그러고보니 지난 번, 제대로 막걸리 마시고 뻗었을 때도 하루 걸렀는데... 왠지 겸연쩍어 같이 참여하는 유기자님께 문자를 보낸다. 술마시는 날에는 착한시민일기를 못 올리네요. 날밝으면 성실하게 쓰겠습니다. 약간 국민학생틱한 문자를 보내자 잠시 후 날아오는 답문인즉슨:


따라쟁이 어쩔거냐-_-착한시민이 아니라 음주시민으로 낙인찍혀버린듯... ㅜㅜ

오늘의 점수: 어제까지의 점수(77) + 텀블러 사용(+5) + 아이스크림 봉지(-5) =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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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 2010.10.15 09: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이렇게들 지내고 있군

  2. artemix 2010.10.16 0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ㅎㅎ 문자인증샷이 포인트!!

  3. 외계모녀 2010.10.17 22: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음주시민! >u< 탐나는 캐릭터입니다 ㅋㅋ

  4. 착한시민 2010.10.17 23: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라쟁이]
    딸기님_날 밝고 뵈면 다같이 불량시민 인증을 할 지도 모릅니다-_-;;;;;

    artemix님_저 문자보고 술이 확 깨더군요. ㅜㅜ

    외계모녀님_자, 그럼 내일밤은 불량시민의 음주인증을(쿨럭;;;;)...

_0930
학교에 도착. 오늘 수업은 오후 한시 반에 하나. 그러나 오늘 중으로 논문요약 발제를  한 편 마쳐야 한다. 원문은 세 번 정도 통독해서 대강 머릿속에 저자의야마와 발제문의 와꾸는 잡힌 상태. 기계가 돌아가려면 기름칠을 해야 하는 법. 텀블러를 대학원 앞 카페에 내밀고 외친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5)

아침이라 아직은 한적한 카페 한켠에서 마지막으로 빠르게 발제논문의 꼬부랑글자를 훑으면서 여백에 이런저런 메모를 적어나갔다. 마지막 사이클을 돌고 나니 절반쯤 텀블러가 비었다. 습관대로 카페 한켠에 비치된 우유를 부어 라떼로 만들고, 조용히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는 분임토의실로. 



_1030
우유를 부어 적당히 식은 라떼를 보자 지난주에 아차 하고 썼다가 가방 한켠에 넣어 둔 빨대에 생각이 미쳤다. 자, 여기서 따라쟁이의 가방 앞주머니 공개. 



저어기 삐져나온 녀석이 7일째에 실수로 별 생각없이 썼다가 씻어서 넣어 둔 빨대가 보인다. 음. 그 옆에 08일차에 탕슉 먹고 난 다음에 씻어서 가지고 다니는 대나무 젓가락이 있고. 플라스틱 식권과 공금이 든 통장(따라쟁이는 과 총무-_-;;), 그리고 포스티잇이 살짝 에러. 그러고보니 이거 시작하고 포스트잇도 하나도 안 썼네요. 외계모녀의 엄마님 기억하실라나요? 그날 따라쟁이는 셀로판 포스트잇 재활용해서 책 뒤에 붙여놨었는데 ㅋㅋㅋ



좌우간 빨대를 꺼내서 텀블러에 꽃고. 본격적으로 발제문 작성에 돌입하기 직전!



따라쟁이의 넷북 바탕화면은, 2년 전부터 꽤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는 여배우입니다. 누굴까요?^^

빨대 재사용 인증샷으로 (+2)

좌우간 수업들어가기전까지 꽤 몰입이 잘 되여 3/4완성. 



_1500
수업마치고오자마자 옆사람 눈치 안 보고 넷북 키보드를 두들길 수 있는 텅 빈 세미나실을 찾는데 없다. 어떡하지 하다가 혼자 공부하고 있는 같은 과 M형을 발견. 민폐가 안되면 동석하시지요. 하니 사람 좋게 씩- 웃는 M형. 형은 복귀하고 신경써야 할 진급심사에 가점이 부여되는 텝스 공부를 하고 있었다. 역시 미리미리 수업준비 다 하는 사람은 저렇게 여유있구나. 한숨지으며 다시 넷북 켜고 발제문 작성에 몰입한다. 그러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M형. "따라쟁이 하고 있어라. 나 담배 좀 피고 올께."

잠시 후 M형이 돌아왔다. 
캔커피.  T.O.P를 두 개 들고서. 으아아아 ㅜㅜ 이걸 마셔야 되 말아야 되? 

"고마워요 형, 잘 마실께요~ (으어어어 ㅜㅜ)"
"뭘 그라카노. 쩌그 아메리카노도 아닌데. 걍 먹어둬라."

딸깍(캔 따는 소리와 동시에 -5)

일회용품으로 베푸는 사람들의 호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숙제다 숙제. 
까칠하지 않게 매점에서 나오는 물건 안 먹는 남자로 자리매김하면 딱 좋겠는데. -_-a



_1800
구조 짜맞추고 평가의견, 시사점 정리하다보니 시간이 늦어졌다. 이제 집구석으로 휘리릭 달려가서 메신저로 진행되는 회의 참석해야 할 시간이다. 내일 수업준비는 메신저 회의 마치고 해야겠다. 읽어가야 할 논문 몇 편이 그나마 한국어로 작성된거라 다행이다. 



_1915
지하철 안에서 논문읽다 졸아서 한 정거장 더 갔다. 오늘 운동도 못한 걸 떠올리며 한 정거장 걷기로 하다. 



_2000
메신저 회의 시작. 같은 고난(?)을 헤쳐나가는 동지^^들을 이렇게라도 만나니 반가웠다. ^_^o-

오늘의 점수: 어제까지의 점수(70) + 텀블러 사용(+5) + 빨대 재사용(+2) - M형의 캔커피(-5)
= 7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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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 2010.10.12 0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일회용품에 담긴 호의라 …

    • 착한시민 2010.10.13 00: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따라쟁이] 그러게요. 웃을 문제가 아닌데 거절하기도 힘들고... 까칠한 사람은 되기 싫고... 받아서 남 줄까도 잠시 생각해 봤는데 그것도 좀-_-;;;;

  2. 외계모녀 2010.10.17 23: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암요 기억하고 말고요~ 진정, 특이한(?) 분이라 생각했던 그 여러 첫 인상들 중 하나였어요 ㅋㅋ
    그나저나 따라쟁이님의 책상, 노트북 바탕화면에 이서 가방 속까지 공개를 ㅎㅎ
    늘 칫솔 들고 다니는 당쉰은 깔끔맨?ㅋㅋ

_1400
한 주의 마지막 수업이 끝났다. 거기에 꽤 묵직한 과제도 하나 덜었겠다(지금 생각해도 월~수 사이는 악몽이었다-_-), 어중간하게 늙은 학생들은 지난주 이맘 때, 이번주에 한적한 잔디밭에서 막걸리 한 번 먹어보자 약속을 했더랬다. 그 D-day가 오늘! 

원래대로라면 같이 낮술 마시기로 한 지인들과 점심 같이 먹고 바로 한적한 잔디밭으로 갔겠지만 오전나절 학교에 휴가맞아 놀러온다는 친구가 밥먹자고 전화가 왔다. 어지간히 타이밍 못 맞추는 놈이다-_-+ 양해를 구하고 녀석과 나름 비싼 학교밥을 먹어주고 커피 한 잔. 당연히 내 물통을 내민다. 인문관 근처의 카페는 자기 컵 사용이 할인되지 않더라. 좌우간 (+5)

나를 찾는 전화. 녀석에게 양해를 구하고 절반쯤 마신 아이스커피가 담긴 물통을 들고 일행이 모여있는 곳으로 달려가다 생각해보니... 그런데 막걸리잖아-_- PET병에 들어있을 확률이 9할 넘을... 아, 아마 안될거야-_-;;;;;; 

역시나 달려가니 초록색 장수막걸리 여남은 병이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더라. 이런 제길슨... 이제 와서 뺄 수도 없고. 에라 모르겠다. 형 나도 줘요. 눈물을 머금고 (-5)점을 각오하고 돗자리 앉으니 나에게 종이컵을 내민다. 이것까지 쓸 순 없지. 하고 커피가 절반 담긴 물통을 내미니 기겁을 한다. 이녀석아, 커피나 다 마시고 먹어. 아 됐네, 막걸리 라떼 마시는 셈 치지. 야, 꼴값도 적당히 떨어야 우리가 받아주지! 아 내가 다 먹을거야. 그냥 따라 줘요!

좌우간 이렇게, 남들 다 종이컵에 마시는 막걸리를, 커피 절반 남은 텀블러에 부었더니...
색깔은 대략 라떼 비슷한데 한 번 마셔보니-_-라떼는 개뿔... 커피향만 조금 나는 막걸리다. 
너 정말 괜찮냐는 표정으로 막걸리를 따라 준 K형이 묻는다. "워뗘?" 
최대한 과장된 표정으로 씩- 웃으며 "음~ 오이시이데스네!!(ㅜㅜ)"

지난 한 주 밀어낸 지독한 과제 이야기와 수업 얘기를 나누면서 잔을 기울이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오토바이 소리. "탕수육 시키신 분!!" 뭐야, 이싸람들, 탕슉까지 시킨거야? 





제길... 오늘 제대로 폭탄 맞는구나. 그래 오늘 한 번 망가지자. 아, 이거 정말 힘들구나... (-5)점을 자각하고 배달된 탕수육 비닐 벗기고 나무젓가락을 습관적을 뜯는 순간(-5점)

내 가방에 젓가락하고 수저 있잖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종이포장 뜯긴 나무젓가락 들고 앉아있으니 동갑내기 리여사가 묻는다. 왜그래? 이거 일회용품이잖아. 아 진짜 가지가지 유난 떨어요. ㅋㅋㅋ 아프지않게 내 뒤통수를 툭 치는 K형, "손으로 먹어 자식아!" 내 옆의 S형도 씩 웃으며 "그래, 괜찮아. 손가락 소스도 쪽쪽 빨아먹어~"

이왕 포장 뜯은 거 어쩌랴... 그나마 대나무 젓가락이니까 집에 가서 쓰자 마음먹고, 어제 빨대를 담은 가방 앞 주머니에 나무젓가락을 담았다. 자리 털고 일어날까 하던 때에 K형 한마디. 

"따라쟁이야, 우리 사진이나 찍고 가자~"




더할나위없이 즐거웠지만 자리 털고 일어나며 점수를 생각하니 속이속이... ㅜㅜ

오늘의 점수: 어제점수(85) + 커피 내 컵 사용(+5) + 막걸리PET(-5) + 배달탕수육(-5)
 + 나무젓가락(-5) = 75점... OMG... ㅜㅜ


P. S. 유기자님 말씀이 갑자기 생각나 속이 쓰리다. "막걸리까 빠지는 날이 없네요. ㅎㅎㅎ" 쿨럭;;;
내 베스트 술은 맥주인데-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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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착한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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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외계모녀 2010.10.08 23: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 마디로 ... 대.박 !!!!!!!!!!!!!!!!!!!!!! ㅋㅋㅋ
    아이가 계속 아팠어요 그 와중에 광주로 숙박출장을 다녀와야 해서 ..
    밀린일기는 다녀와서 써야겠네~
    대중씨 일기 읽다가 단체사진에서 완전 뻥 터짐 ㅋㅋ
    그 K선배 ... 함 뵙고 싶네요 ㅋㅋㅋㅋ

    • 착한시민 2010.10.09 00: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따라쟁이] 고민이에요. 조금만 사람들하고 부대끼면 안 쓸 수가 없네요. 그와중에 정신줄을 놓친 잘못도 있지만-_-;;;

      그 K형은 멋진 분임다.^^

      일기 기대할께요. =)

  2. 유 기자 2010.10.09 17: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 아 이런 저 사진에서만큼은 마냥 즐거워만보요는데요. 캠퍼스 잔디와 돗자리와 막걸리와 배달음식. 그야말로 로망인데 일회용품 생각하면 접어야하는 일이네요 ㅠㅠㅠ

    • 착한시민 2010.10.09 2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따라쟁이] 거꾸로 생각해보면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너무 편하고 쉽게 사는 거죠.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식으로-_- 값싸지만 결코 값싸지 않은 것들인데. 하다못해 조금 신경써서 제 가방속에 있는 젓가락만이라도 꺼냈으면, 저 친구들이 모두 컵을 가지고 다녔으면... ~라면, ~라면.

      안쓸수는 없으니 줄이고, 놀더라도 조금 더 지속가능한 방식을 생각해봐야겠어요. 다른 사람들 표정이 참 예쁜데 여기서 보여드리긴 마음에 걸려서 아쉽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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