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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17 ③이기자의 소비 점검-17일차 (5)
  2. 2010.12.13 ②이기자의 소비 점검-13일차 (2)

휴가에서 돌아온 전, 분개하고 말았습니다!

휴가 가기 전, 고이고이 모아놓은 커피 쿠폰! 7잔 마시면 1잔 공짜로 준다던 그 쿠폰! 12월부터 착한시민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11월 안에 다 모으자고 열심히 마셨던 그 쿠폰이... 아 글쎄 휴가 다녀오니 유효기간이 다 된 거 아니겠습니까.

각종 할인 쿠폰들. 경향신문 DB


물론 유효기간을 확인하지 않은 제 불찰이 가장 크겠지요. 하지만, 7잔 마시면 1잔 준다고 그렇게 저를 유혹해놓고 (유혹당한 제가 바보이긴 합니다만) 시간 지났다고 이 쿠폰을 덜렁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버리다니요.

생각해봤습니다. 지갑 곳곳에 숨어있는 ‘도장’ 쿠폰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커피 10잔 마시면 1잔 공짜, 메인 메뉴 10개 시켜 먹으면 샐러드 1개 공짜 등…. 겨울이면 별다방에서 미끼로 내건 상품 ‘다이어리’ 때문에 배부른데도 커피 한잔 더 시켜먹었던 경험, 다들 한번씩 있으시잖아요?

소비자의 지갑을 슬그머니 열게 하는 도장 쿠폰들이야말로 소비의 적입니다.

도장 쿠폰을 사용하다보면 내가 이 도장의 노예가 되고 있다는 기분이 가끔 듭니다. ‘하나만 더 채우면, 하나만 더 채우면’ 하는 생각에 필요도에 대한 고민을 덜하게 되는 것 같아요. 또 유효기간이 있는 쿠폰이라면, 그 혜택을 받기 위해 쫓기듯 소비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요.

더욱 화가 나는 것은 도장을 다 채웠다는 기쁨도 잠시, 공짜로 마시게 되는 커피는 어째 그 만족도가 떨어지는 기분입니다. 왜인지 생각해봤는데요. 아무래도 공짜로 커피를 마시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아, 이제 또 다시 도장을 찍어야 이 공짜 커피를 마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아닐까요?

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할인쿠폰이나 신용카드 중에 얼마 이상 사용하면 할인해주는 식의 제도들도 다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겉으로는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결국 소비자의 지갑을 더 열게 하려는 속셈인 것이지요.

문득, 커피 도장 쿠폰하니 생각나는 일화가 있네요.

SBS ‘뉴스추적’의 ‘88만원 세대’편. 공교롭게도 제 남동생과 무척 닮았습니다. 경향신문 DB



제 막내동생이 얼마전에 커피 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요. 친구한테 몰래 도장 쿠폰을 더 찍어주다가 사장님한테 걸려서 짤렸었거든요. 그때 동생이 ‘인생무상’이라는 표정으로 무척 허탈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우정을 위한 호기로운(!) 행동이 몰인정하게도 생존권을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오다니요. 사람들 쓰기 좋으라고 만든 할인쿠폰이 외려 사람 잡습니다. 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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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착한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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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매실장아찌 2010.12.17 1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저도 열심히 콩다방 커피도장 12개 찍어놓고... 나중에 보니 유효기간이 지났더군요.ㅠㅠ 근데 도장 하나 더 찍어줬다고 짜르다니..진짜 악덕고용주네여-.-

    • 이기자 2010.12.17 19: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물론 하나만 더 찍어준 것은 아닙니다. 하하;;; 그거보다는 좀 많이... 찍어주다가 걸렸다는.ㅋㅋ

    • 친철한 현정씨 2010.12.23 11: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유효기간 새로 업데이트 된 쿠폰에 옮겨달라고 우기셨어야 했는데... 착하십니다.. ㅎㅎ
      저의 꼼수인가요..ㅠㅜ

  2. 탱누나 2010.12.21 17: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 인심 박한 커피숍이네요... 호기 충만한 청춘에게 응원 보냄^^


독일 여행을 떠나기 전 ‘불꽃’ 냉장고 정리를 겨우 마치고 나서 일주일간(정확히는 휴가를 꽉 채운 9일)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일주일동안 상할 것 같은 음식들은 꾸역꾸역 다 먹어버렸고요. 때마침(!) 시어머님께서 보내주신 김치 한 박스를(어머님, 왜 이렇게 많이 보내셨어요. ㅠㅠ) 냉장고에 들어갈 크기의 3개 통에 나눠 담느라 거의 냉장고 ‘공사’를 했답니다.

여튼,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행을 떠났다 돌아오니 반찬들이 아직 무사히 살아남아 있네요. 조언 주신 갈매, 딸기 선배에게 감사를.


여행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번 여행에서는 불필요한 물건을 사지 않으리라 마음을 먹고 떠났습니다. 아니, 꼭 필요한 것만 사리라 마음을 먹은 것이지요.
그러나 비행기도 타기 전에 제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제가 원래 사려고 마음 먹은 것은 일단 메이크업베이스입니다. 몇개월 전부터 쓰고 있던 무스형 메이크업베이스가 다 떨어져서 마침 면세점에서 구입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일단 면세점가는 $39(한화 약 4만4000원선). 그러나 2개짜리를 사면 $70(한화 약 8만원)로, 1개당 $4(한화 약 4500원)를 아낄 수 있다는 말에 바로 혹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50 이상을 사면 1만원 할인이 되는 쿠폰이 있어서 2개를 약 7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계산까지 나오자, 망설이지 않았던 거죠.

약간 찔렸던 저는 ‘지르기’ 전, 판매원에게 소심하게 물었습니다. “저, 유통 기한은 긴 거죠…?” 아, 이런 하나마나한 질문이라니요.

문제의 2개 세트 메이크업베이스. ㅠㅠ


생각해보면 우리는 그만큼 비싼 가격에 물건을 사고 있었다는 말도 되는 것 같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1개를 3만5000원에 팔아도 이득이 남는 물건을 소비자는 1개에 4만4000원, 즉 9000원씩이나 더 주고 사고 있었다는 말이 되지요. 면세가가 이러니 시중가는 더 할 겁니다. 유통가격, 인건비 등을 고려한다고 해도 너무 비쌉니다. 우리나라 화장품 가격이 비싼 편이라는 말도 들어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쿠폰은 합리적인 걸까요. 쿠폰을 몇번 써본 사람은 쿠폰 없이 물건을 사는 게 바보같이 느껴집니다. 그러다보면 쿠폰의 혜택을 받기 위해 굳이 ‘필요’를 합리화하기까지 합니다.

기업 입장에선 할인 쿠폰을 마구 뿌려도 남는 장사이니 그만큼 뿌려대는 거겠지요. 쿠폰으로 소비를 촉진시켜 증대된 총 판매수익의 규모가 쿠폰으로 할인해준 가격보다 많다는 말도 됩니다. 기업들이 쿠폰의 가격을 감안해 소비자가를 높게 책정해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짝 의심도 됩니다.

쿠폰을 안 쓰자니 아깝고, 쓰자니 조금이라도 더 소비해야 하고. 참 어렵습니다.

하긴,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해본들 무슨 소용입니까. 전 이미 2개 세트를 지르고 말았는걸요. 휴.


독일을 지나 체코 프라하에도 들렀습니다. 프라하에서 마트도 들러 봤습니다. 여기에서도 할인 제품들이 소비자를 유혹하긴 하더군요.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인데도 50% 할인이라는 딱지가 붙어있길래, 맛도 모르고 덜컥 할인하는 맥주를 사고 말았습니다.

사람 마음은 지구 반대편에서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50% 세일한 거면 원가는 더 비쌀테니 '맛있겠다~'고만 생각한 이기자. 맥주는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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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착한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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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매실장아찌 2010.12.14 1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아.. 구구절절 공감됩니다. 저도 신혼여행때 면세점에서쿠폰의 유혹에 넘어가서 엄청나게 질러댔거든요. ... 요즘 연말이라 그런지 이곳저곳에서 계속 입질?이 오네요. 하아~

    • 이기자 2010.12.14 13: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번 사면 더 많이 날아오는 쿠폰이 더욱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여행을 다녀오니 면세점 쿠폰이 더 많아져서 침을 질질 흘렸다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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