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이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문제가 되는 세상이다 보니, 라벨을 꼼꼼히 읽고 뭔지 모르는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만 골라서 사 먹으면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 오죽 좋겠느냐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다음의 제품 라벨을 한 번 보자.

 

이 제품은 모 백화점 지하의 유기농품 전문 코너에서 살 수 있는 요거트이다. 유기농 재료를 사용해서 가격도 무척 비싸다. 정가는 500밀리미터에 6,000원. 유효기간을 하루 남기고 있어 30% 할인 판매 중이었다. 라벨을 읽어보니 어떤 맛일지 짐작할 수 있었고, 따라서 단지 먹기 위해서라면 살 필요가 없었으나 여기에 글을 올리기 위해 사 보았다.

 

일단 성분표를 들여다보면, 적어도 문제가 될 만한 성분은 없어 보인다. 유기농, 무농약 제품을 썼으며 첨가물 따위는 들어있지 않다. 이 정도라면 특히 아이를 가진 엄마들은 안심하고 제품을 집어들 것이다. ‘내 아이를 위한 것이니 이 정도 가격이라면 감수할 수 있다’라는 생각과 함께.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영양성분이 표기된 부분을 주의 깊게 살펴보자. 1회 제공량이 150밀리리터인데 설탕이 14그램, 거의 10%에 육박한다. 바로 이것이 내가 라벨을 자세히 살펴보고는 먹어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이유이다. 실제로 맛을 보면 정말 많이 달다. 이 요거트 500밀리리터 한 병을 다 먹으면 섭취하게 되는 당류는 46그램, 인터넷을 검색해서 성인 기준 당섭취량 권장량은 50~100그램이다. 최소 권장량을 따른다면 결국 이 요거트 한 병으로 일일 권장 당류를 다 먹게 되는 셈이다. 예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이런 요거트는 그 특유의 신맛을 지우기 위해서 설탕을 지나칠 정도로 많이 넣는다. 마침 냉장고에 어디에선가 받았으나 먹지는 않는 탄산음료의 라벨을 들여다보니 같은 150밀리리터에 들어 있는 당류가 16그램이다. 탄산음료라면 질겁할 엄마들이 이런 요거트는 유기농이라는 이유로 안심하고 아이들에게 먹일지 모른다. 과연 그래도 되는 걸까?

 

유기농 제품을 믿고 먹을 수 있다면, 그만큼 좋은 게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유기농 그 자체의 진정성도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바로 이런 식의 설정 또는 제품의 배합비 또한 가볍게 여기고 넘길만한 문제는 아니다.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많은 소비자들이 유기농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런 부분을 깊이 살펴보지 않고 넘어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품들로 인해 입맛이 길들여지는 것도 문제지만, 모르는 사이에 지나친 당류 섭취로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것과 동시에 유기농 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덮어놓고 많은 돈마저 의심 없이 써 버릴 수도 있다.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덮어놓고 고기도 안 되고, 설탕도 나쁘다는 식의 “건강한” 식생활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책이며 강연이 큰 인기를 누리기까지 한다. 어디에선가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건 비단 나만의 느낌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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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착한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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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자족을 위한 욕구 반, 취미 반해서 베이킹을 하다 보니 요거트를 써야 하는 경우가 많다. 원래는 ‘사워크림’을 써야 하는 경우도 많지만 제대로 된 제품이 없어 결국은 대체품으로 요거트를 쓰게 되는 것이다(사워크림에 대해서는 또 다음 기회에...). 필요한 것은 그야말로 아무 것도 들어가지 않고 우유만 발효시킨 플레인 요거트. 단순한 제품이니 어떤 회사 제품이라도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왜 그럴까?

 

일단 합성착향료 때문이다. 안 들어간 제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플레인 요거트라고 나와 있는 제품조차도 라벨을 읽어보면 ‘합성착향료(요거트향)’이 들어가 있다고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체 플레인 요거트에 무슨 합성향이 필요한가? 우유를 발효시키면 나오는 것이 요거트이다. 집에서도 요거트를 가끔 만드는데, 나는 냄새라고는 우유냄새와 그 우유가 발효된 시큼한 냄새뿐이다.

 

이렇게 합성착향료가 들어가 있는 제품을 제외하면 두세 종류가 남게 되는데, 이들 가운데 한 제품을 빼고는 단맛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 있다. 우유를 발효해서 만들었으므로, 요거트는 시큼하다. 이것이 원래의 요거트 맛인데 사람들이 그 맛을 싫어해서 그러는지, 신맛을 감추고자 단맛을 더한다. 그래서 설탕이나 꿀은 또는 올리고당을 지나치게 넣어 요거트의 본래 맛은 해치고 전체의 균형을 깨버린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대량생산되는 제품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북 임실 치즈마을에 들렀다가 요거트를 사온 적이 있는데, 그 요거트에도 올리고당이 맛의 균형을 깰 정도로 많이 들어 있었다. 소량 생산으로 신선함이 두드러지는 요거트였는데, 아쉬웠다. 거의 대부분이 이런 식으로 단맛을 더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것을 원하는 소비자는 선택을 다양하게 할 수 없다. 그냥 먹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단맛을 더한 건 베이킹 재료로는 불합격이다.

 

이렇게 단맛을 더하지 않은 제품을 고르다 보면 결국 한 가지만이 남게 되는데, 이것마저도 100점은 줄 수 없다. 젤라틴 때문이다. 요거트에 젤라틴이 들어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다들 지방에 민감한 현실이다 보니, 요거트를 제조할 때도 우유에 들어 있는 지방을 걷어낸다. 지방은 특유의 점성으로 맛을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식감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지방을 걷어내면 점성이 떨어지므로 그 점성을 더하기 위해서 젤라틴이나 펙틴, 또는 콜라겐을 더하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단맛 또한, 어느 정도는 지방을 걷어내어 덜해진 감칠맛을 보충하기 위해서 더하는 것이다(맨 위의 사진과 바로 위의 사진 라벨을 비교해보면 두 제품의 지방과 당 함유량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아래 제품이 양은 15g 많지만 당은 3g 더 적게 들어있다. 위의 제품은 꿀과 포도즙으로 단맛을 더한 것이다). 미국에서 살면서 온갖 종류의 요거트 제품을 먹어 보았는데, 대개 지방을 조금이라도 남겨 놓고 걷어낸 제품은 먹을 만하지만, 아예 무지방인 제품은 거의 아무런 맛이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았으며 또한 펙틴이나 젤라틴으로 그 점성을 보완한 것들이었다. 혹시 무지방이나 저지방임을 내세워 홍보하는 제품이 있다면, 그 단맛이 얼마나 두드러지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저지방임을 내세워 홍보하는 얼린 요거트 frozen yogurt 또한 지나칠 정도로 단맛의 여운이 진하고 길 확률이 높다(몇년 전, LA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모 얼린 요거트 전문점도 기억하기로 저지방 또는 무지방이었는데 단맛이 엄청나게 강했고, 인터넷에서도 현지인들의 그런 평이 나오곤 했다).

 

사실 젤라틴이나 펙틴, 콜라겐 그 자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문제가 없는 첨가물일 수도 있다. 그러나 건강이나 종교적인 이유로 동물성 제품을 아예 섭취하지 않는 채식을 한다거나(vegan) 하는 경우라면 이러한 첨가물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젤라틴은 돼지연골과 같은 동물성 원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콜라겐은 ‘피시 콜라겐’으로 명기가 되어 있는 경우도 많으니 최소한 분명하기는 하다. 펙틴은 식물성 첨가물로서, 과일을 설탕과 끓여 잼을 만들 때 그 특유의 점성을 가지게 하는 성분이다. 식품공업에 쓰는 펙틴은 사과껍질에서 추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첨가물 외에 하나 더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면, 특별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마케팅 요소로 활용되는 각종 유산균들이다. 베이킹 재료로 쓸 수 있을까 맛을 보려 사온, 새로 나온 플레인 요거트 하나에는 ‘모유유래유산균’이라는 것이 들어있다고 쓰여 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장운동을 활성화시키는 생균제 probiotic의 한 종류인 것 같은데, 아기들의 장운동 활성화를 위해 파는 제품이 5ml에 48,000원이다. 같은 유산균이 아닐 수도 있지만 어찌 되었든 85그램들이 한 통에 채 1,000원이 안 되는 요거트에 과연 얼마만큼의 생균제가 들어있을까? 요는, 이러한 특수 성분 함유를 내세우는 것이 그 효과보다는 마케팅을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것이다. 과연 하루에 요거트 한두 통 먹는 것으로 그렇게 좋은 성분의 득을 볼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김치로 인해 발효식품이 몸에 좋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이렇게 특별한 성분 없이도 요거트향이며 단맛을 안 넣고 지극히 상식적인 방법으로 만든 요거트라면 그냥 건강에 좋지 않을까? 참고로 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다른 플레인 요거트는 무지방임을 내세워 마케팅하지만, 그 단맛이 너무나도 강해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요거트 하나만 놓고 보아도 두어야 할 것은 빼고 대신 더하지 말아야 할 것을 빼서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즘 식품 공업의 현실을 분명하게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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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착한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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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rtemix 2010.11.03 23: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학때 미국에서 1년 체류한적이 있는데, 그때 교내편의점에 가서 집어온 다농 요거트, 신맛이 어찌나 나던지. 이 신걸 어찌 먹나 했는데, 그게 원래 요거트의 맛이라는 걸 나중에 직접 만들면서 알았죠. 뭐 직접 만든게 아니라 요거트 기계가 만들어준 거긴 하지만..
    요즘 요거트, 너무 달긴 달죠.. 플레인이라는 것들도 달아요. 언제부터 이렇게 설탕을 많이 먹었다고. 당분을 멀리하려면 직접 만들어먹는 것 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군요. (근데 저지방 우유로도 요거트가 만들어지던데, 이건 그냥 우유로 만든 요거트와 차이가 안나려나요? )
    근데 요즘 유기농 요거트라는 것들도 비슷한가요? 언제 마트가면 살펴봐야겠군요. ^^;;

    상세한 정보, 앞으로 보탬이 많이 될듯하네요.

    • 착한시민 2010.11.05 13: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쌤요: 제가 아는 분은 요거트 만들기에 자꾸 실패하셔서 원인을 찾아보니 '저지방우유'였다고 하셔서 저지방우유로는 요거트가 안되는 줄 알았어요 ㅇㅅㅇ;

    • 착한시민 2010.11.05 13: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bluexmas] 저지방 우유로도 요거트를 만들 수 있어요. 아무래도 점성이 좀 차이날 확률은 있지만 아예 무지방 우유가 아니라면 만들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온도나 습도 관리해서 잘 만드는 것보다 사실 못하죠.

      유기농 요거트의 경우 일단 유기농에 대해서 의심이 가고, 또한 단맛을 올리고당으로 내는데 지나치게 답니다. 저는 올리고당도 먹지 않거든요.

  2. 착한시민 2010.11.06 0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bluexmas님, 매실청을 담그거나 할 때나, 꼭 필요할 때는 정제하지 않는 원당을 먹는데 (마스*** 설탕) 액체로 된 가당용 제품이 있더라고요. 그건 안전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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