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을 대비해서 참치통조림 몇 개는 항상 찬장 속에 두고 있다. 쓰임새가 많은 재료이기 때문이다. 굴러다니는 야채 몇 가지를 섞으면 샐러드가 되고, 기름까지 다 넣고 끓이면 찌개가 된다. 

물론 참치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건 역시 수은의 함유량. 찾아보니 날개다랑어(albocore)종의 경우 보통 성인의 몸무게라면 9일에 한 캔 정도 먹는 편이 수은 걱정을 안 하는데 좋다고 한다. 

뭐 그건 그렇고, 참치가 다 떨어져서 마트에서 고르다 말고 다시 한 번 라벨을 신경 써서 들여다보았다. 내가 사는 건 아무 것도 첨가되지 않은, 그저 참치와 기름만으로 된 제품이라고 믿어 왔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다시마 엑기스나 야채즙도 들어 있다. 이왕 본 김에 다른 참치들도 다 들여다보았는데, 사정은 별로 다를 게 없었다. 전부 그 둘 가운데 하나, 아니면 둘 모두가 들어 있었다. 

뭐 곧이곧대로 말하는 걸 믿어서 여기에 들어 있는 게 그냥 야채즙이고 다시마 엑기스라고 믿으면 좋겠는데, 사실 그럴 수가 없다. 최종 결과물이 야채즙이고 다시마 엑기스일 수는 있겠지만 어떤 재료를 써서 무슨 공정으로 각각의 첨가물을 만들었는지 궁금해졌다. 궁금증이 있다면 해결해야 하는 법, 캔에 나와 있는 소비자 번호로 전화를 걸어 직접 물어보았다(통화 소요시간 3분 50초). 

통화한 내용을 그대로 옮기자면, 다시마 엑기스와 야채즙은 모두 MSG를 쓰지 않고 풍미를 더해주기 위한 일종의 천연조미료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 야채즙의 경우 양파, 당근, 양배추가 들어가고 다시마 엑기스는 이름이 말해주듯 다시마가 들어간다고. 일종의 진공 추출과정을 통해 즙을 얻어내는데 너무나 당연하게 예상할 수 있듯  천연재료만이 들어간다는 대답을 들었다. 각각의 첨가물에 대한 원재료는 현재 관련 법규에 충실하자면 표기할 필요는 없지만, 관련 부서와 협의해보겠다는, 지극히 예의바른 대답도 함께 들었다. 

과연 저 통화 내용을 액면 그대로 믿을지 말지는 순전히 개인의 선택이다. 그것과는 별개로 나는 맛이 덜해도 좋으니 내가 판단을 내리고 다른 것을 더할 수 있도록 그런 첨가물들은 넣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억하기로 좋은 참치는 이러한 첨가물들을 더하지 않아도 맛있었다. 순수하게 맛을 따지는 측면에서 이러한 첨가물들은 음식 또는 재료를 정확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은 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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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착한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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